드르륵 드르륵~ 내 방의 재봉틀이 곧 태어날 쌍둥이들의 이불을 만들고 있다.
몇 년전부터 DIY(Do It Yourself)가 유행하고 있다. 나도 그에 동참했다. 몇 년전 홈패션이란 이름으로 재봉틀을 배웠다. 1년간 배웠더니 자신감이 생겨 큰맘 먹고 재봉틀을 구입을 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큰맘 먹고 구입한 재봉틀은 몇 개월 제 소명을 다하고는 몇 년간 저 구석 한자리로 밀려난다. 그러던 차에 재봉틀이 오랜만에 빛을 볼 일이 생겼다. 출산일이 다가와 휴직을 했고, 나에게 뜻하지않은 여유시간이 찾아왔다. 이때다 싶어, 내 재봉틀을 개봉했다. 구입한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 쓸만하다. 아침에 일어나 간단한 식사를 하고 하루종일 드르륵 드르륵~ 나의 아이들을 따뜻하게 덮어줄 이불, 겉싸개, 속싸개를 만든다. 쌍둥이를 가진 임산부의 배는 상상할 수 없을만큼 거대하다. 힘들지만 우리 아이들을 위한 수고는 감수할 수 있다.
점심때쯤 친정어머니가 집으로 들어오신다.
‘나도 옛날에 너희들 옷 다 만들어입혔는데...’ 혼자말을 하신다.
그러고보니 내가 7살때쯤 엄마가 만들어주신 원피스를 입고 다닌 기억이 난다. 엄마의 여러 작품들 중에 꽃무늬 신발주머니의 추억이 가장 아련하다. 다른 친구들의 예쁜 신발주머니가 부러웠고 나의 신발주머니는 검은색 원단에 분홍색 꽃이 그려져있어 시골스럽다고 생각했다.
나의 시골스러운 꽃무늬 신발주머니가 부끄러웠던 8살의 내가 30년이 지난 나는 부끄럽다.
내가 부끄러워했던 것을 엄마는 알고 계셨을까?
내가 나의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던 그 마음과 엄마의 마음이 결코 다르지 않았으리라. 사실 신발주머니 살 돈을 아끼기위해 짜투리천으로 만들어주셨을지도 모른다. 오늘가서 한번 여쭤봐야겠다.
나도 아이들에게 신발주머니를 만들어주고 그 추억을 되뇌일 수 있는 기회를 줄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