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인트라넷에 자유토론방이 개설되었습니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항상 아이디어 제안, 부정행위고발, 스마트 휘슬블로 등 여러 가지 제안을 강요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내부고발자로 낙인찍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관심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피해왔지요. 제대로 된 거창한 안건이 아니고서야 속으로 삭히고 제안을 망설이게 되는 것이 우리의 속마음이지요. 이러한 때에 익명성이 보장되는, 더군다나 개인정보입력을 요구하지도 않고 소소한 생각까지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자유토론방’이 생겨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자유토론방의 등장으로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직원도 있습니다. 이는 바로 내 앞의 사람이 익명을 보장받은 제안자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라는 단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는데요. 자유의 사전적 의미는 남에게 구속을 받거나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일, 또는 그러한 상태입니다. 그렇다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일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내지르라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한 자유는 상식이 통하는 규칙과 책임 아래에서 무한히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오히려 더 자유로울 수 있지요. 아이들에게 규칙을 정해주지 않고 마음껏 하라고 하면 오히려 어쩔 줄 몰라 합니다. 뭔가가 잘못되어간다는 느낌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지요. 하지만 규칙을 정해주고 마음껏 하라고 하면 그제서야 안심하고 마음 편하게 자유로운 행동을 합니다. 책임지지 않는 자유는 방종이라고 하지요. 다행히도 아직까지 특정인을 비방한다던지 하는 공격성 발언은 없어 예의바른 우리 조직문화를 살짝 엿볼 수 있습니다.
토론방에 올리기가 어려운 주제들도 많을 것입니다. 궁금증이나 바꾸어가야 할 부분들에 대해서 물 흐르듯 공유할 수 있다면 어디에도 말할 수 없어 속에 담아두었다가 꽉 막혀 터져버리는 보와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익명보장이라는 장점이 어마어마하게 느껴지는 것은 위에도 언급했듯 누구라도 나의 잘못된 행동을 공개적으로 올릴 수 있어 조심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나의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고 하면 너무 거창한 표현일까요? 어떤 분은 글 올린 사람을 찾아내어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데요 물론 농담으로 하신 말씀입니다. 어떠한 글이라도 객관적으로 보고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배울 점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타인의 글을 보면서 “아!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고 열린 마음으로 봐야합니다. 덧글을 달 때도 부정적인 표현보다는 긍정적인 표현으로 바꾸어 쓸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유토론방은 유령게시판이 아닌 유명게시판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우려했던 염려와는 달리 소소한 궁금증이나 건의사항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고 소중한 의견들이 덧글로 올라오고 있어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주 사소한 생각이라도 소중히 다루어지는 건전하고 밝은 조직문화가 정착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