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5(통권 66호) ■

실험동물 사용ㆍ관리교육을 마치고
: 동물에게도 복지와 윤리를 ...

경산 와촌에 소재한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 3층에는 동물실험실이 구축되어 있다. 지난 3월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동물실험실로 등록되어 랫드, 마우스, 햄스터 등을 활용하여 항암, 탈모에 대한 의약품을 비롯하여 다양한 메디컬소재의 독성과 안전성 등에 대한 동물실험을 시행하고 있다.
동물실험이란 과학의 목적으로 동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실험 또는 과학적 절차를 의미한다. 이러한 동물실험은 무수히 많은 동물의 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실험동물에 대한 복지 및 윤리성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동물복지는 동물의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며 고통이 최소화된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미국수의학협회에서는 적절한 주거환경의 제공, 영양 제공, 질병예방 및 치료, 보살핌, 인도적 취급 및 필요시 안락사 등을 동물복지의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첨단메디컬섬유센터는 2019년 안전성평가센터를 준공하고 여기에 필요한 장비를 구축하여 2021년에는 GLP(Good Laboratory Practice) 인증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하여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GLP에 있어서 동물실험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동물실험을 최소화하고 나아가 동물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지난 10월말 고려대학교에서 실험동물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교육에 참석한 후, 동물에 대한 숙연한 마음가짐으로 동물의 윤리와 복지를 제고하기 위한 몇 가지 과제를 제안해본다.

첫째,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식약처의 개정된 화장품법(2017.02.03.시행)에 따르면 동물실험을 한 화장품 또는 동물실험을 거친 원료를 사용해 제조한 화장품의 유통·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의약품에 있어서는 동물실험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지만, 날로 높아지는 동물복지에 대한 목소리 때문에 동물의 희생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은 매 실험마다 고려되어야 한다. 대체시험에는 크게 생물시스템, 무생물시스템, 컴퓨터시뮬레이션 그리고 수학적 모형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무척추동물, 미생물, 식물을 이용하는 방법, 계통발생학적으로 낮은 등급의 종을 사용하는 방법, 그리고 세포배양이나 조직배양 등의 in vitro 기술을 이용하는 생물시스템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둘째, 사용하는 동물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실험에 사용하는 동물의 조직을 다른 실험과 공유한다든지, 불필요한 반복실험이나 중복실험을 배제한다든지, 합리적인 실험군의 크기를 선택한다든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실험방법의 세련화이다. 이를 위해서는 파일럿 실험 활용, 임상병리 활용, 풍부한 문헌조사, 통증 완화 약물의 사용, 비 약리학적인 기술 이용, 그리고 인도적 종료시점의 수립 등이 필요하다.
넷째, 동물윤리위원회의 합리적인 운용을 들 수 있다. 동물실험은 과학적이면서도 윤리적으로 수행되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에서 과학적인 것은 지식과 연구 그리고 성과의 관점에서 논의할 수 있으나, 윤리적인 것은 연구자만이 연구와 무관한 지식인이 참여하는 동물윤리위원회에서 통할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동물윤리위원회에는 실험동물분야 수의사, 동물실험 수행경험이 있는 과학자, 외부전문가, 동물실험을 수행하지 않는 일반인, 변호사, 성직자 등으로 구성해야 한다.

질병 완치 및 건강한 삶을 위한 다양한 의약품, 의료기기의 개발을 위하여 동물실험을 전면적으로 중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동물실험이 그 자체로서 목적이 아니라 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개발을 위한 과정이자 수단이라고 본다면, 목적 달성을 위하여 수단을 최소화하는 노력은 경주해야 할 것이다.
올해가 저물기 전에,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에서 희생된 그리고 앞으로 희생될 많은 실험동물의 넋을 달리기 위하여 수혼비(獸魂碑)를 세우고 수혼제(獸魂祭)를 지내야겠다.

Editor Profile 김상곤

행정학박사(지역경제 전공)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장